street_3d_400.jpg

2013년 4월 6일 토요일 오후 8시 다중지성의 정원에서 진행된 『죽음의 도시, 생명의 거리』 출간기념 저자 화상강연회 후기입니다. 오늘 강연은 역자이신 하지메 님께서 통역을 해주셨습니다.

사회를 맡으신 우공 님의 소개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공통적인 것의 구축을 꿈꾸시는 분들, 건축과 도시, 예술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을 강연회에서 만나뵐 수 있었습니다.

20130406202313832.jpg

오늘 강연에서는 후쿠시마 3.11과 점거운동 이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먼저 코소 님의 강연 중에 기억에 남는 부분을 적어보았습니다.

코소님께서 설명해주신 도시에 대한 관점과 거리 개념입니다.

- "도시"라는 관점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그것이 죽음을 향해 가는 과정에 있다고 할지라도 우리의 사고와 실천이 출발하는 지점, 그리고 회귀할 지점은 장소의 고유성 혹은 특이성을 바탕으로 하는 삶과 투쟁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도시가 죽음을 향해 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죽음의 도시", 그것은 장소가 가지고 있는 고유성 혹은 특이성이 찢어져서 좀 더 가시화되는 상태입니다. 그것을 연결하는 것이 세계화입니다.

- 거리는 물질적이면서도 동시에 신체적인 것, 즉 장소이면서 장소가 아닌 존재입니다. 그것은 어디로 이동하건, 어떤 곳에서건 장소의 고유성, 특이성을 만듭니다. 그것은 간단하게 광장, 시장, 길가 등이고, 어떤 때는 국가가 설정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민중 스스로가 만들어낸 시공간입니다. 최근의 투쟁을 보면 어떤 곳에서건 거리는 형성된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쾃운동이 시간의 길고 짧음에 상관없이 유연화되는 것을 봅니다. 뉴욕 오큐파이 운동에서 점거했던 의미가 없던 곳, 재미가 없던 곳이 다양한 문화, 조직화의 양식들을 가진 사람들이 교류하는 자율적인 장소가 된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였습니다.


코소 님께 3.11과 세계사, 지구운동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후쿠시마에서 가장 심각한 측면은 장소의 파괴입니다. 방사능 오염으로 땅과 공동체의 연결이 파괴되었습니다. 얼마나 퍼져가는지 알 수도 없는 상태에서 우리는 방사능 오염에 대비하게 됩니다. 국가는 어떻게든 일상을 지키려는 태도를 보입니다. 그것과 동시에 미시적 파시즘이 일어납니다. 희생적 내셔널리즘, 재일 조선인 배척 등으로 죽음을 당연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일본에 대항하는 거리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거리는 어떻게 형성되나요? 특정한 땅에서 상대적으로나 절대적으로 떼어지고, 사람들이 새로운 땅에서 만나는 반항, 엑소더스, 이런 행위들 속에서 나타나지 않을까요?

- 3.11은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 종말입니다. 자본주의의 입장에서 광범위한 노동인구의 병, 죽음의 확대를 의미합니다. 이 투자물건, 고정자본으로서의 후쿠시마는 복구 불가능하며 유지하기 위한 경비조차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생산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문제를 인식하고도 멈출 수 없는 자동기계가 된 것입니다. 그 자동기계를 끝낼 수 있는 것은 우리 민중의 투쟁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자본주의의 아포칼립스, 즉 세계사의 종언이 주는 계시는 바로 우리의 출발점입니다.

20130406202751007.jpg

강연에 이어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기억나는 질문 몇 가지를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질문 : 지구 운동은 정확히 무엇입니까? 어떻게 정의할 수 있습니까?

답변 : 정의라고 하면 과학, 역학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구를 보는 관점에는 물질적인 관점과 안트로포센의 관점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관점보다는 인공과 자연을 나누는 것이 아닌, 표상이나 정치가 아닌 존재론적으로 포착되는 지구를 보고 싶습니다. 과학이 말하는 일반적인 정리는 제가 생각하는 지구와는 맞지 않습니다.

질문 : 지구운동은 인간이 주도하는 운동이 아니라 지구에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동조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답변 : 그렇게 표현할 때 위험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저는 편재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사회운동과 봉기의 대비처럼, 정체하는 세계사를 생각할 때 대비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구는 표시불가능한 무의식의 공장이며 미래를 향한 전체화가 아니라 항상 이미 존재하고 있는 편재함입니다.

질문: 신학적인 방식으로 지구를 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쿠시마를 신의 출현이나 계시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가요?

답변 : 지구나 자연의 난입보다는 자본주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운동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포칼립스라던가 신학적인 늬앙스가 나타나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경향과 싸우고 그것을 전회할 수 있는 지점으로 삼고 여러 차원에서 생각하고 싶습니다.
원자력은 군사입니다. 열화우라늄탄, 핵무기는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방사능이 확장되는 상황에서 국제 정치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방사능은 식물, 교통, 먼지 등으로 계속해서 퍼져나가기 때문에 구체적인 것을 생각하면 지구를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구를 복함체로 생각하게 됩니다.

긴 시간 동안 뉴욕에서 아침부터 강연을 해주신 코소 님과 서울에서 늦은 밤까지 통역을 해주신 하지메 님께 큰 박수를 드리며 강연이 끝났습니다~~ 코소 님, 즐거운 강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