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기』 출간기념 저자 마이클 J. 로젠펠드 화상강연 질의응답 속기록입니다.


(1) 강의시간 보여주신 미국 미혼 독신 세대주 비율 도표에서 남성 세대주가 28%, 여성이 35%였습니다. 경제적인 부분에서 여전히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미국에서 자립기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나요? 중산층 일부에 국한된 현상 아닐까요? 한국 같은 경우 경제적 어려움, 등록금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젊은층을 88만원 세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자립기를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젊은이들이 대학에 가더라도 부모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젊은이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방세를 내지 못할 수도 있고 부모와 떨어져 살면서도 모든 생활비를 부모가 내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가정의 경우에도 대학을 가게 되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 부모와 떨어져 살게 됩니다. 

(2) 동성커플들이 확산되고 있다고 하셨는데 제 주변에는 정말 동성커플이 한 쌍도 없습니다. 그래서 잘 상상이 안 되는데요 가족 삶의 본질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가족 삶의 본질은 그리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전처럼 먹고 살기 위해서나 생존하기 위해서결혼을 할 필요가 없음에도 사람들은 계속 결혼을 합니다. 자녀를 갖는 것이 경제적으로 수익성 있는 투자가 아님에도 사람들은 계속 자녀를 갖습니다. 모두가 일을 하기 때문에 가족은 예전보다 복잡해졌지만 본질은 그리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통계에 의하면 미국 동성애자 인구가 2% 정도라고 하고 일부 학자들은 10%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당신 주변에는 생각보다 동성애자가 많을 수 있습니다.

(3) 자립기의 등장에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는 측면과 비정상이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이라 함은 자립기로 인해 젊은이들의 자율성이 증대되는 것이겠지만 비정상으로 보면 사람들이 점점 자기중심적으로 되고 공동체가 해체되는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립기의 확산으로 인해 사람들이 점점 자기중심적으로 되어가고 있다는 우려는 여러 번 제기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자신이 사랑할 수 없는 이성과 살아야 했던 동성애자들을 생각해보십시오. 그들이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과 살 수 있게 된 것은 그들에게 해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진보이지 이기주의가 아닙니다. 그리고 적어도 미국의 경우에 미국 사람들이 예전보다 공동체에 중요성을 덜 부여한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예를 들면 투표율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50년 전에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가사에 전념하고 남성이 밖에서 일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지역공동체와 관련된 일에 열정적인 여성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모두 밖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저는 어떤 의미에서 공동체들이 그런 여성들을 그리워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공동체는 적응합니다. 그리고 쇠퇴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가족이 해체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보다 흥미롭고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생겨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4) 강연에서 주로 지리적, 물리적 요인들을 많이 언급하셨는데요 정보 공유와 인터넷의 등장도 자립기의 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터넷의 확산으로 여러 도시들에서 음악, 옷차림 등 유사한 라이프스타일을 찾아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이 책을 쓴 후 연구하고 있는 주제가 바로 이것입니다. 요즘 사람들의 연애관계에 인터넷이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 물론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오늘날 인터넷 덕분에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일들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연인을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젊은 사람들이 아니라 4~50대 중년층(이혼을 했을 수도 있겠지요)이 인터넷에서 만남을 많이 가집니다. 그 이유는 젊은이들은 주변에 싱글인 사람들에 늘 둘러싸여 있는데 중년인 사람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미 결혼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서는 자신과 전혀 연관관계가 없는 사람들과 만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배우자와의 만남이 대부분 가족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요즘에는 그런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그리고 검색의 힘이 있습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전문적인 산악인이면서 채식주의자인 여성과 만나고 싶다고 해봅시다. 거리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지만 인터넷에서는 만날 수 있습니다. 무언가 찾기 어려운 것이 있을 때 인터넷은 우리를 도와줍니다.

(5) 자립기에 돌입하는 여성에게 해줄 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대학교수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을 자주 만납니다. 자립기는 두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로서도 자녀의 자립이 두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 젊은이들은 스스로 해결방법을 찾습니다. 그리고 어려움에 처하면 언제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돌아오지 않죠.

(6) 자립기를 겪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 실제로 어떤지 궁금합니다.

앞서 계층문제에 대해 질문하셨던 질문으로 되돌아오네요. 자립기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을 갈 돈이 없을 수도 있고 일찍 자녀를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갖게 되면 더이상 자립기가 아닙니다. 그래서 자립기를 보편적이라고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때때로 가난한 사람들이 더 보수적으로 되는 이유가 일부 여기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7) 니클라스 루만이나 탈코트 파슨스라면 자립기에 대한 정책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질문하신 분이 저보다 사회이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루만은 대학원 이후 읽어본 적이 없는데, 그것은 매우 오래 전입니다. 파슨스는 지금도 참조합니다만 저는 파슨스가 대단히 전통적인 사유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파슨스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필요로 하도록 각기 다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여자들이 직장을 갖기 시작하면 결혼을 할 필요가 없어져 여성들이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기능주의적 이론의 문제점은 현 상태를 완벽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변화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파슨스가 이야기했던 가설들이 많은 부분 현실화되었지만 파슨스가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8) 미국도 한국처럼 병역의무가 있다면 동성애 확산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앨런 베루베라는 사람이 2차 세계대전이 동성애자 인권 운동에 미친 영향에 대한 책을 썼습니다. 그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으로 집을 떠난 동성애자들 대부분에게는 참전이 가족을 떠나 다른 동성애자를 만날 수 있는 생애 최초의 기회였다는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집을 떠날 수 있다는 게 중요했습니다. 물론 군대가 동성애 친화적인 것은 아닙니다. 군대도 동성애가 보이기만 하면 그것을 박해했습니다. 그러나 군대는 가족만큼 성공적이지는 못했습니다. 병역의무가 있다면 많은 젊은이들이 집을 떠나게 되어 가족통치제도를 흔드는 효과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9) 책에도 쓰셨듯이 1960년대에는 버클리 대학 사태도 있었고 반전운동, 여성운동, 시민권운동 등 다양한 사회적 운동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가족변화의 문제에 집중하셨나요? 

1960년대에 있었던 운동들이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전례 없이 많은 수의 젊은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가족을 떠났습니다. 버클리 대학에서 시위가 있었을 때 정부는 학생들을 멈추게 하기 위해 누구에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알지 못했습니다. 부모들은 멀리 있었기 때문에 부모들에게 이야기를 할 수도 없었습니다. 대학은 자신들이 부모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2명의 자녀를 키우는 것과 30,000명을 감당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운동들에서 지배적이었던 것은 혼자 사는 젊은이들이었습니다. 부모와 떨어져산다는 것, 집을 떠난다는 것은 매우 강력합니다. 예를 들어서 흑인 분리 정책에 반대하면서 미국 남부로 버스를 탑승하고 가서 투쟁을 한다고 해봅시다. 그건 당시 매우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당신이 부모와 함께 산다면 부모는 당장 "안 된다"고 할 것입니다. 당신이 남편이나 아내와 함께 살더라도 아마 그들은 "안 된다"고 할 것입니다. 대체 왜 과거에는 가시적인 동성애자들이 그토록 적었고, 흑인-백인 결혼이 합법이었던 주들에서도 이인종 결혼이 그리 적었을까를 살펴보니 "부모들이 못하게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집을 떠난 젊은이들은 한마디로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미국 공화국 초기에는 혼자 사는 것이 불법이었습니다. 식민지 시대에도 감시 없이 혼자 사는 것을 허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예를 들어 당신의 아내가 영국에 있다면 영국에서 데려오게 했습니다. 몇 개월이 지나도 영국에 있는 아내가 오지 않으면 그 남성을 수감했습니다. 혼자 산다는 것은 당신이 규칙을 잘 지키는지 감시하고 통제할 사람이 곁에 아무도 없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래서 식민지 시대 당국자들은 자립을 허용할 수 없었습니다.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살지도 않고 결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회적 통제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10) 사회학 이론에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기능이론, 교환이론 등이 있는데 그 관점에서 자립기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교환이론의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 미국 사회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했을 때는 부모의 말에 복종하는 것을 자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왜냐하면 자식들은 자라나서 부모 밑에서 일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고 또 부모의 토지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식들이 자라서 먼 곳에서 다른 기업체를 위해서 자신과 전혀 다른 사람들과 일하게 된 오늘날 자식들에게 복종이 아니라 자립성과 다양성에 대한 관용 등을 가르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자립기

저자
마이클 J. 로젠펠드 지음
출판사
갈무리 | 2014-11-3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고등학교 졸업 후 결혼 이전까지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생활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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